시기별로 강한 펀드는 따로 있다.
최근처럼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때는 전체 자산에서 주식을 많이 사는 주식형펀드가 강하다.
주식형 펀드는 펀드자산 중에서 주식편입 비중이 60%를 넘는 펀드를 말한다.
펀드 대명사가 돼버린 미래에셋 디스커버리와 인디펜던스펀드나 유리자산운용 유리스몰뷰티, 동양투신운용 중소형고배당펀드 등이 여기 속하는 펀드로 분류된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100억원 이상 설정액을 갖고 있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는 모두 350여 개로 집계된다.
그렇다면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어떤 펀드에 집중하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은 그 중에서도 꾸준하게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낸 펀드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제로인에 따르면 이처럼 최근 1년ㆍ2년ㆍ3년 수익률이 모두 벤치마크를 웃돈 성과를 낸 펀드는 모두 49개.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14%에 불과하다.
어떤 펀드가 꾸준하게 시장을 이겼던 것일까. 당연한 얘기지만 시장을 이기려면 나름대로 상승할 만한 주식을 고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한국부자아빠거꾸로` 펀드는 2005년 6월부터 좋은사람들, 네패스, 에이디피처럼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종목을 사 모았다.
당시 블루칩이라고 여겨지는 종목 비중이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그렇다고 흔히 언급되는 가치주펀드도 아니었다.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라면 장기투자하면서 회전율이 낮을 텐데 이 펀드는 자주 주식종목을 바꾼다.
한국운용측은 "가치가 저평가돼 있으면서도 성장성이 있는 종목에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가치주ㆍ성장주ㆍ배당유망주에 모두 해당하는 종목을 찾아나가는 전략이다.
결과는 최근 1년ㆍ2년ㆍ3년 수익률이 각각 7.98%포인트, 15.83%포인트, 84.6%포인트씩 지수를 능가했다.
이 때문에 펀드 스타일을 잘 봐야 한다는 지적이 일리 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대투운용 퍼스트클래스에이스주식형펀드도 3년 동안 꾸준히 시장을 능가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경제와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바탕으로 장기 주식편입 비중을 결정한다(이런 방식을 톱다운 방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단기 시황에 따라 단기매매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펀드 운용 스타일이 최근 3년 동안 검증받은 것이다.
피터 린치나 워런 버핏이 했던 가치투자 방식으로 펀드를 운용해 좋은 성과를 내는 사례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신영밸류고배당, 한ㆍ중ㆍ일 밸류주식펀드, 세이고배당주식형펀드 등이다.
이처럼 나름대로 독특한 종목을 보는 시각이 있고 장기간 수익률을 통해 검증받은 펀드는 투자해 볼 만하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들이 시장을 이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주식편입 비중이 70% 이상인 펀드를 모두 모아서 최근 3년치 평균수익률 그래프를 그려보면 항상 벤치마크인 KOSPI200을 밑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기는 펀드매니저는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정설(正說)이 된 지 오래다.
이 때문에 펀드에 장기적으로 자금을 묵혀둘 요량이라면 인덱스펀드가 낫다.
인덱스펀드는 일반 주식형펀드와 달리 KOSPI200과 같은 벤치마크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펀드다.
인덱스펀드에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잘나가는 펀드매니저라도 실수할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주목받는 펀드가 시스템 펀드다.
펀드매니저가 아니라 입력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주식을 사들이기 때문에 실수할 확률은 낮다.
[매일경제 신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