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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투자 어떻게- 가능성있는 그림의 특성

뱅키호테 2007. 7. 13. 09:39
아트테크, 그림에도 블루칩이 있다

[MONEY & RICHES]

◆ 그림 투자 어떻게

= 그림 값이 오르고 전시장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한국 미술시장. 불과 10년 전만 해도 미술작품을 수집하는 애호가 수가 200~300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2000~30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미술수집인 수가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에만도 미술 경매회사가 올해 안에 2개에서 4개로, 지난해 불과 175억원에 불과했던 아트펀드는 올해만 300억원 이상 불어나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아트테크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처음 그림 수집에 나서는 수집가들이 가장 당혹해하는 것은 주식이나 채권 등 일반 금융 재테크와 달리 가격 등 시장에 대한 정보,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술품 수집만 해도 회화 판화 드로잉 조각 고미술 등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또 회화라 하더라도 동양화냐 서양화냐, 구상화냐 비구상화냐 중 어느 것에 집중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렵다.

미술품 수집은 어디서 해야 할지도 어리둥절하다. 일반화랑, 아트페어, 경매장 등 어디서 구매하는 것이 좋은지, 자칫 위작을 살 위험성은 없는지, 지금 작품을 사면 꼭짓점을 찍는 것은 아닌지 등 미술시장으로 첫발을 떼어 놓기까지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술품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라면 역시 회화다. 그림 한 장 값이 우리나라에서도 40억원이 넘었다. 박수근 작 `빨래터`가 지난 5월 서울옥션 경매장에서 45억2000만원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물론 30억원대 20억원대 10억원대 그림도 수두룩하지만 수십만 원대 그림부터 시작해 수백만, 수천만 원대 그림도 다양하게 있다. 외국에서는 1300억원이 넘는 그림도 있다. 미국 현대추상미술화가 잭슨 폴록의 `No. 5`가 지난해 1억4000만달러에 팔렸다. 웬만한 중소기업 1년 매출액과 맞먹는다. 현대자동차는 이 돈을 벌기 위해 그랜저TG를 4000대 이상 팔아야 한다.

현재 그림 한 점이 10억원을 넘는 박수근이나 김환기 이중섭 천경자 작품을 처음부터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은 무엇인가. 숨은 진주를 어떻게 골라야 하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 앞으로 블루칩으로 도약할 특성을 가진 싹 있는 그림의 특성을 알아본다.

◆ 1. 작품의 독창성이 뛰어나다

= 첫째, 작품의 독창성이 뛰어나야 한다. 미술사적으로 귄위 있는 작품은 쉽고 대중적이면서 인기 있는 작품과는 구별된다. 독창성 있는 작품은 당시엔 인기가 없으나 하나의 물결을 창조해 뒤따르는 사람이 많아진다. 인상파 화가들 그림이 그랬고 피카소가 그랬다. 앤디 워홀도 나름대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펼쳤다. 우리나라에서는 작가 백남준과 이우환을 든다.

◆ 2. 작가 고유의`그림꼴`이 있다

= 둘째, 자신만의 그림꼴이 분명해야 한다. 어느 작품을 보더라도 누구 그림이라는 정체성이 드러난다. 유명 소설가나 문필가들이 독특한 글꼴을 갖고 있듯이 화가에게도 그림꼴이 있다.

◆ 3. 작가가 꾸준하게 진보한다

= 셋째, 작품 시기별 특성이 뚜렷하고 생존 작가 중에는 열정적인 작품 활동에 임하는 작가의 작품이 유망하다. 작가가 상업성만을 지향했다면 작품 수가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꾸준한 진보를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변화의 정점을 이룬 대표작이면 더욱 값어치가 크다. 비슷한 작품을 찍어내듯이 그린 작품 컬렉션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금 주목을 받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작가의 성장 가능성만 파악할 수 있다면 그 작가 작품 컬렉션으로 큰 재미를 볼 수 있다.

◆ 4. 작가의 작품 수가 많다

= 넷째, 작품 수가 많아야 한다. 아무리 작품성이 좋아도 작품 수가 적으면 시장에서 유통되기 힘들고 가격이 탄력을 받기 어렵다는 얘기다. 추상표현주의 최고 블루칩 작가는 누가 뭐라 해도 잭슨 폴록이다. 그런데 경매 최고가는 폴록이 아니라 마크 로스코가 갖고 있다. 윌렘 데 쿠닝도 폴록의 기록보다 앞선다. 1985년부터 2004년까지 지난 20년간 뉴욕 크리스티와 소더비 경매 기록을 비교해 보면 폴록의 기록은 각각 28건과 26건에 불과하다. 명성에 비해 경매횟수가 매우 적은 편이다.

이에 비해 데 쿠닝은 125건과 179건을, 로스코는 각각 60여 건을 기록했다. 폴록 작품이 경매에 자주 등장하지 못하는 것은 마흔 네 살 젊은 나이에 요절한 탓에 전성기 작품 수가 다른 작가들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오늘날까지 영원한 블루칩으로 대접을 받고 있는 파블로 피카소 작품은 2만여 점에 이른다.

◆ 5. 작가에 대한 자료가 많다

= 다섯째, 작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하면 작가에 대한 연구가 많고 정보가 많다. 작가와 작품에 대해 연구가 많이 됐다면 일단 컬렉션 대상으로 삼아 볼 수 있다.

◆ 6. 작품 소장자가 큰손이다

= 여섯째, 작품에 대한 주요 컬렉터가 누구냐 하는 점이다. 어느 곳에 소장된 작품이냐도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큰손들이 확보한 그림은 앞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작가 작품을 꾸준히 수집하는 컬렉터나 미술관이 있어야 작품 가격도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또 세계 주요 미술관들이 구매하기 시작한 작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 7. 작품 보존성이 우수하다

= 마지막으로 작품의 보존성을 살펴야 한다. 블루칩 작품으로서 최소한 필요조건이다. 아무리 작품성이 뛰어나고 작가가 유명하다 하더라도 작품 보존성이 나쁘거나 앞으로 훼손될 가능성이 있는 작품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블루칩 특성을 살펴 작품을 고른다 하더라도 컬렉터로서 가장 기본이 되는 태도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림이 본질상 애호가 취향에 맞아야 한다는 점이다. 금전적인 수익보다 그림을 보고 감동을 얻는 것이 그림을 수집하는 일차 목적이기 때문이다. 같은 값이라면 취향에 맞아 구입한 그림이 뒷날 큰돈 되는 작품이 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