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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와인 고르기

뱅키호테 2007. 2. 1. 00:38

왕초보 와인 고르기


와인 한병 고르기가 뭐 이렇게 어려워. 차라리 영어시험이 더 쉽겠네.
와인이 그리 인기라길래 한번 마셔보겠다 어렵게 결심하고 와인가게에 들어갔다가 화만 나서 빈손으로 나오지는 않으셨는지. 진열대를 빽빽하게 채운 수백 종류의 와인에 우선 기가 질리고, 병에 붙은 라벨은 난수표처럼 도무지 읽을 수 없는 외국어로 가득하다. 사실
와인 왕초보에게 와인 구입은 진땀나는 작업
이다. 하지만 와인 상식을 조금만 배워두면 누구라도 입맛에 맞는 와인을 골라 마실 수 있다.

와인 입문에는 화이트와인이 제격
왕초보라면 상큼하고 약간은 달콤한 화이트와인이 편하다. 화이트와인은 화려한 과일향기와 꽃향기가 마치 꽃다발처럼 코를 자극해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샤블리(chablis), 샤르도네(chardonnay),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같은 포도품종으로 만든 화이트와인이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소주처럼 쓰고 독한 술에 익숙한 한국 남성들은 탄닌 성분이 많아 떫은맛이 강한 레드와인을 선호하는 편이다. 탄닌은 심장질환 예방에도 특효가 있다고 알려졌다. 프랑스 보르도, 미국 캘리포니아, 호주에서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ngnon)이라는 포도품종으로 빚은 레드와인이 맛과 향이 풍부해서 왕초보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고기에는 레드와인, 생선에는 화이트와인?
와인은 따로 마시는 술보다는 식사에 곁들이는 음료로 발달해왔다. 어떤 음식과 함께 마시느냐에 맞춰 와인을 구입해야 한다. 와인마다 잘 어울리는 음식이 있다. 고기에는 레드와인, 생선에는 화이트와인이라는 것쯤은 아무리 왕초보라도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고기라도 맛이 가벼운 돼지고기는 화이트와인도 잘 어울린다. 닭고기도 마찬가지다.
 더 중요한 것은 고기의 종류보다 어떻게 양념을 했느냐. 양념이 강하면 진한 와인, 약하면 가벼운 와인이 좋다. 같은 개고기라도 깻잎, 들깨, 된장, 고추장으로 맵고 강하게 양념한 보신탕이라면 레드와인 중에서도 맛이 복합적이면서 강렬한 프랑스 론 지역의 와인이 안성맞춤이다.

라벨을 읽으면 와인이 보인다.
와인은 기후, 토양, 포도품종 등에 따라 맛과 품질의 차이가 크다. 와인 병에 붙은 라벨은 사람으로 치면
호적등본과 같다. 병에 담긴 와인이 생산지역, 생산자, 생산연도, 알콜 함유량, 용량 등 기본적인 정보를 담고 있어 와인을 선택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표 참조) 국가와 지역마다 표기방법이 다르지만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다. 프랑스의 경우 A.O.C.,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각각 D.O.C라고 라벨에 표시된 와인은 국가에서 품질을 관리한다는 의미이므로 믿을 수 있다.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와인을 골라라
처음부터 수십 만원을 호가하는 와인을 마실 필요는 없다. 어차피 왕초보라면 그렇게 비싼 와인을 제대로 음미하기 힘들다. 그러나 너무 싼 와인도 피하는 것이 좋다. 형편없는 품질 때문에 와인에 대한 첫인상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 2~3만원대의 중저가 와인이 무난하다.


어디서 사야하나
와인붐이 불면서 백화점, 전문매장은 물론 수퍼마켓이나 할인점에서도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수퍼마켓이나 할인점은 와인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왕초보의
무식한 질문에조차 답해주지 못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다. 와인 보관상태가 좋지 않은 가능성도 많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와인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손님들의 입맛에 맞춰 추천해줄 수 있는 전문가와 와인 전용 보관시설이 있는 전문점에서 구입하는 편이 안전하다.

밝고 멋지게 진열된 와인은 금물
옷, TV, 책 등 모든 제품은 가장 인기 많은 브랜드와 모델이 매장 한가운데 좋은 자리에 밝은 조명을 받으며 전시되기 마련이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매장에서 추천 와인으로 눈에 띄게 전시한 와인이라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전시된 와인을 바로 장바구니에 담는 것은 절대 금물. 뜨겁고 밝은 조명은 살아 숨쉬는 유기물인 와인을 죽이는
지름길이다. 또 병 뚜껑의 역할을 하는 코르크가 와인에 젖어 있어야 공기와 와인이 접촉하지 않아 와인의 상태가 제대로 보존된다. 같은 와인이라도 어둡고 서늘한 곳에 눕혀둔 와인을 구입해야 한다. 집에서 와인을 보관할 때도 같은 요령이 적용된다.

/신문에 난 와인 특집섹션의 기사입니다.  저도 와인을 그리 잘 모르지만, 저와 같은 초보들이라면 이렇게 고르는게 좋겠다는 마음으로 퍼온 글입니다.